코란도 지프

추억 2012. 1. 2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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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란도 지프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품어 온 꿈의 차였습니다. 계기는 어느 저녁, 하굣길에 학교 인근 주유소에 세워져 있던 코란도 지프 오픈카를 만나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어떤 험한 길이라도 헤치고 나갈 것 같은 남성적이고 투박한 모습, 검은 천으로 덮여 있던, 어두컴컴하면서도 아늑한 실내... 저는 그때부터 지나가는 코란도 지프마다 눈을 떼지 못할 만큼 완전히 매료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간절했던 바람에도 그로부터 거의 1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에야 저의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서울의 장한평 중고자동차 시장에서 운 좋게 구매했던 차량은 10년이 넘은 연식에도 보존상태가 매우 좋았습니다. 노후로 말미암은 불량 탓에 수리비가 좀 들긴 했지만, 아날로그 기계식 차량이 주는 운전의 즐거움, 희귀하면서도 클래식한 매력을 가진 차량의 소유주라는 자부심,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와 소심한 성격 때문에 늘 마음 한구석에서부터 강한 남성성과 힘을 동경해왔던 저에게 채워준 만족감은 결국 5년 동안의 보유로 이어지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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