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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4.17 혐세, 혐인, 혐아

혐세, 혐인, 혐아

세계 2022. 4. 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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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한 남녀들의 짝짓기 프로그램인 '돌싱글즈'에서 출연자들이 각자의 스펙(직업, 나이, 이혼 사유 등)을 공개하는 부분을 잠깐 보다가 제 생각을 적어봅니다.

 우리는 스펙(학벌, 직업, 재산, 외모 등)이 곧 인간의 등급과 인격이 되고 만남의 조건이 되는 물질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결혼에 있어선 대체로 스펙 충족이 우선이고 인성과 사상 검증은 차선이 되는 편인데요 이런 이유로 취직하듯 결혼하고 사표 쓰듯 이혼하게 되는 것은 거의 정해진 수순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높은 이혼율이 이에 대한 방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결혼과 이혼의 동기들을 보면서 이 모든 비극의 원인을 제공하는 결함 세계, 결함 사회, 결함 인간, 결함 육체, 결함 본능을 떠올리게 되고 결국 이 모든 것들을 완전히 거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물질세계에 태어나 여전히 물질에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비루한 입장의 저로선 이 물질세계를 완전히 거부할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대로 세상과 일반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고 저의 기대에 부응하며 저에게 남은 인생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참고로 저의 삭발은 이와 관련한 거부와 반항의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아래의 [물질세계의 FAQ]... 이 물질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정답을 내놓기 위해선 평생 자신을 채찍질하며 고통받으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남을 위해 사는 껍데기 삶, 껍데기 인생이 될 것입니다. 늙은 후에 헛되게 살아온 일생을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우리 한번 완전히 다른 세상을 상상해볼까요? 우리가 만일 비물질적인 세계에 모든 개체의 생각과 감정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비물질적인 존재로 태어난다면 일생을 바쳐 추구하는 이 모든 스펙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하찮은 것들이었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물질세계의 FAQ]
-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학교는 어디 나왔어요?
- 얼굴은 잘생겼나요? 예쁜가요?
- 키와 몸무게는 얼마예요?
- 무슨 일 하세요?
- 결혼은 하셨어요?
- 어떤 아파트에 사세요?
- 어떤 차를 타세요?
- 부모님은 뭐 하세요?
- 부모님은 어디에 사세요?
- 부모님 재산은 얼마나 돼요?
- 자녀는 어느 학교 나왔어요?
- 자녀는 무슨 일 해요?
- 자녀는 어느 아파트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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