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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년간 저는 인생과 사람 등의 주제로 144편의 글을 블로그에 올려 왔습니다. 한 달에 대략 1편 정도의 글을 써 온 셈입니다. 제법 세월이 흐른 지금도 글쓰기는 여전히 골치 아픈 숙제처럼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글쓰기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처한 환경이 저라는 울림통에게 던져주는 메시지와 느낌을 글로 최대한 재현하고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모든 것을 남김 없이 쏟아붓고 난 후에 찾아오는 '감정의 배설'이라는 쾌감 때문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저의 오랜 수고가 헛되지만은 않았던지 얼마 전 한 사보제작업체로부터 원고청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저와 같은 사람에게 이런 기회가 찾아온 것이 무척이나 놀랍기도 기쁘기도 하였습니다. 마침 생각해두었던 주제가 있어 꼭지 하나를 맡기로 하고 글쓰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며칠간 머리를 싸매고 고군분투하게 되면서 사보에 글을 쓴다는 것과 개인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 것은 역시 차원이 다른 일이란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원고료를 받는 처지에선 구독자의 성향과 발주업체의 요청사항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에 따른 지나친 자기검열 탓에 한 단어, 한 문장도 섣불리 선택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더운 날씨 속에서 며칠 밤낮을 고생한 끝에 뇌를 억지로 쥐어짜서 써내려간 듯한 느낌이 드는 졸작을 간신히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원고를 보내기까지의 심적인 스트레스를 한번 겪어보니 전업작가들이 왜 나이에 비해 폭삭 늙어버리게 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하지만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새로운 도전은 항상 고통이 따르지만, 더 크게 성장할 소중한 기회라고 믿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한번 겪어보았으니 다음번에는 좀 더 저의 색깔을 담은, 자연스러운 글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고군분투[孤軍奮鬪] : 적은 인원이나 약한 힘으로 남의 도움을 받지 아니하고 힘에 벅찬 일을 잘 해내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기고문 : 고령화 사회와 노인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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