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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4.17 혐세, 혐인, 혐아
  2. 2013.02.10 우리는 쉽게 싫증이 난다.

혐세, 혐인, 혐아

세계 2022. 4. 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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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남녀들의 짝짓기 프로그램인 '돌싱글즈'에서 출연자들이 각자의 스펙(직업, 나이, 이혼 사유 등)을 공개하는 부분을 잠깐 보다가 제 생각을 적어봅니다.

우리는 스펙(학벌, 직업, 재산, 외모 등)이 곧 인간의 등급과 인격이 되고 만남의 조건이 되는 물질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결혼에 있어선 대체로 스펙 충족이 우선이고 인성과 사상 검증은 차선이 되는 편인데요 이런 이유로 취직하듯 결혼하고 사표 쓰듯 이혼하게 되는 것은 거의 정해진 수순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높은 이혼율이 이에 대한 방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결혼과 이혼의 동기들을 보면서 이 모든 비극의 원인을 제공하는 결함 세계, 결함 사회, 결함 인간, 결함 육체, 결함 본능을 떠올리게 되고 결국 이 모든 것들을 완전히 거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물질세계에 태어나 여전히 물질에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비루한 입장의 저로선 이 물질세계를 완전히 거부할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대로 세상과 일반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고 저의 기대에 부응하며 저에게 남은 인생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참고로 저의 삭발은 이와 관련한 거부와 반항의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아래의 [물질세계의 FAQ]... 이 물질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정답을 내놓기 위해선 평생 자신을 채찍질하며 고통받으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남을 위해 사는 껍데기 삶, 껍데기 인생이 될 것입니다. 늙은 후에 헛되게 살아온 일생을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우리 한번 완전히 다른 세상을 상상해볼까요? 우리가 만일 비물질적인 세계에 모든 개체의 생각과 감정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비물질적인 존재로 태어난다면 일생을 바쳐 추구하는 이 모든 스펙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하찮은 것들이었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물질세계의 FAQ]
-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학교는 어디 나왔어요?
- 얼굴은 잘생겼나요? 예쁜가요?
- 키와 몸무게는 얼마예요?
- 무슨 일 하세요?
- 결혼은 하셨어요?
- 어떤 아파트에 사세요?
- 어떤 차를 타세요?
- 부모님은 뭐 하세요?
- 부모님은 어디에 사세요?
- 부모님 재산은 얼마나 돼요?
- 자녀는 어느 학교 나왔어요?
- 자녀는 무슨 일 해요?
- 자녀는 어느 아파트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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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본족(Reborn, 다시 태어난 사람)은 이혼한 독신족을 다르게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이혼한 독신자들을 ‘돌싱족(돌아온 싱글족)’이라고 불러왔는데 이젠 그런 호칭조차도 듣기가 거북스러워졌는지 알아듣기 어려운, 새로운 은어를 만들어낸 모양입니다.

 

 TV의 짝짓기 프로에선 '돌싱족' 특집을 방영하고 이혼한 연예인들이 그들의 개인사를 들고 나와 개그 소재로 팔아먹고 있습니다. 이혼이 개인과 가족의 수치가 되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자유와 권리를 위한 당당한 선택, 용기있는 선택이란 인식이 점차 확산하고 있는 듯합니다. '돌싱족'이란 단어가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만큼 전통적인 결혼제도는 불안정해져 버릴 가능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그리고 '걸어 다니는 결혼계약서'이자 '간병인과 노후보험'이 되기 위해서 태어난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의 그릇된 선택에 따라 인생을 위협당하게 되었습니다.

 

 '쾌락적응'이란 용어가 있습니다. 무엇이건 일단 내 손에 들어오기만 하면 급격히 만족도가 떨어져 싫증이 나버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일회용 소비문화, 풍족한 물질문화에 오랫동안 길들어 온 우리는 사실 인내심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새것을 향한 기기 변경에 무척 익숙한 편입니다. 그것이 물건이 되었건, 애완동물이 되었건, 아니면 사람이 되었건 말입니다. 하지만 매일같이 짜장면만 10년, 20년, 30년을 먹을 수 있는 인내를 배우지 못한 우리로선 결혼제도는 90퍼센트 이혼으로 가는 통과제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독신으로 살든지, 꼭 결혼할 거면 아이 낳지 말고 전세계약처럼 각자 보증금 5,000만 원씩 걸어놓고 1년 단위로 연장하는 제도를 만들고 시행하면 어떨까요? 먼저 이혼하자는 사람이 상대편에게 자신의 보증금 전액을 정신적 위자료로 내놓고 떠나기로 하고 말이죠.^^

 

 * 관련 기사 : "짝없이 살아요" 이혼 가구주 126만명

 * 관련 기사 : 대기업 명퇴 후 홀로 지낸 60대, 숨진 지 15일 만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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